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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볏짚으로 소 한 마리 '뚝딱'…여든살 새끼꼬기 장인 유춘수 씨
"독학으로 공예 배워 작품 전시까지, "전통 대한 관심 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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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투데이 기자 작성일2019-10-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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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으로 만든 작품들 속에서 웃고 있는 유춘수 씨(전주=연합뉴스)

 
 
유춘수(80)씨가 인터뷰를 마친 뒤 새끼를 꼬아서 만든 작품들 옆에서 미소 짓고 있다.

새끼를 꼬는 데 특별한 계기나 이유는 없지. 그냥 어렸을 적 보고 만진 게 이런 거니까 꼬는 거지."

 

하얀 머리와 주름진 눈가, 흔한 체크무늬 셔츠는 여느 80대 노인과 같지만 유춘수(80)씨의 손은 다르다.

 

머릿속에서 상상하고서 망아지, 아기 코끼리, 송아지, 닭을 뚝딱 만들어내는 마술사 같은 손이다.

 

그저 새끼를 꼬는 게 좋아서 볏짚과 함께한 지 10여년.

 

유 씨는 새끼를 꼬는 데는 스스로 최고라고 자부한다.

 

그는 "전남 담양인가, 새끼줄을 잘 꼬는 분이 있다고 하더라고. TV에 나오는 걸 봤어. 그 사람이 가방은 잘 만들지는 몰라도 동물은 내가 더 잘 만들걸"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그가 볏짚을 만지기 시작한 건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풍물패를 만들어 풍물을 연주하다가 소품을 담을 가방이 필요해 새끼줄로 만들어 메고 다닌 게 시작이었다.

 

가방 만드는 법을 누군가에게 배운 적도 없다.

 

그저 어렸을 적 동네 어른들이 새끼꼬는 걸 어깨너머로 본 게 전부다.

 

유 씨 눈에는 다소 엉성하게 만들어진 가방이지만, 그 작품을 전주문화원 관계자가 보고 작품 의뢰를 했다.

 

그렇게 전시된 작품을 또 다른 지자체나 지역 축제 관계자의 눈에 띄어 연락을 받고, 다시 새로운 작품을 만들다 보니 어느새 장인이 됐다.

유춘수씨가 볏짚으로 만든 작품
유춘수씨가 볏짚으로 만든 작품(전주=연합뉴스)
 
 
유춘수(80)씨가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마련한 작업실에 새끼를 꼬아 만든 작품들을 전시해 뒀다.

유 씨는 동네 지인이 가게를 개업하면 새끼줄로 '어서 오세요' 간판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의 작품이 조금씩 인정받고,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는 게 유씨가 여든살에 찾은 새로운 기쁨이다.

 

결혼한 손녀, 손자들이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점도 그의 손에 자꾸 볏짚을 쥐게 한다.

그는 "우리 민속 문화를 이어간다는 자부심도 들고, 보는 사람마다 칭찬해서 기쁘고. 이게 행복하게 사는 거지 뭐겠어"라며 웃었다.

 

유 씨의 전통문화 사랑은 새끼를 꼬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혼자서도 북과 꽹과리, 징, 장구를 연주할 수 있도록 네 악기를 붙여 '나 홀로 사물놀이' 악기를 직접 발명해 무료 공연을 다니기도 했다.

 

그는 판소리에서 장단을 치는 고수 역할에도 제법 능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유 씨는 2013년도엔 전북도에서 지정하는 '전주 기네스북'에 오르고, 지난해에는 한국예술복지재단에서 예술 활동증명확인서를 발급받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에 유 씨는 개인적인 바람도 드러냈다.

 

우리 사회가 전통문화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작은 소망이다.

 

그는 "전주 한옥마을에 새끼줄로 만든 동물 작품들을 전시하면, 아이들이나 학생들이 올라타려고 줄을 선다고. 전통문화가 눈앞에 보이면 다들 좋아할 거야. 전통문화를 전시할 기회가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 그래야 우리 전통이 오래가지 않을까 싶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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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뉴스]고재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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